"김씨 사건, 한국에 새로운 국가적 위협"

LA 타임스 보도… 사건후 여론조사서 파병 찬성 늘어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김선일(33)씨 참수는 한국인들에게 '9.11테러 이후 세계(the post-Sep.11 world)'로의 잔인한 시작이 되고 있다고 2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LA 타임스는 이날 '살해사건, 안방에 새로운 국가적 위협으로 등장'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참수 이전까지 한국은 테러리스트 공격을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씨의 참사가 이라크에서 일어났음에도 TV화면을 통해 피살 직전 눈을가린 채 극렬 테러범들 앞에 꿇어앉은 모습과 아들의 생사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들의 장면이 안방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테러가 더 이상 남의 일이 되지않고있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의원(한나라당)은 "여태, 테러는 우리 문제 같지 않았다. 김선일씨는 테러의 첫 희생자"라며 "그를 통해 우리도 비인도적 테러목표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자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사실 한국을 겨냥한 종전 모든 테러는 북한 공산집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며 수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며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폭파사건을 예로 들었다. LA 타임스는 또 김씨 피랍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예정대로 이라크 추가파병 강행을 확인했고 3천명을 보낼 경우 한국은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게된다고 전하면서 전문가도 김씨 참수로 인한 충격이 한국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예견하기에는 섣부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23일 새벽 그의 참수 비보로 한국인들을 하루종일 마치 가족중 하나가 당한 것 처럼 조의를 표했다"며 "국민들은 한국정부와 미 정부, 아니면 테러리스트중 어느 한 쪽에 이번 사태의 탓을 돌리려 한다"는 한 정치학자의 말도 소개했다. 신문은 또 김씨의 참수 이후 이라크 파병반대 여론이 상당히 수그러져 인터넷포털 사이트 네이버 닷컴의 23일 긴급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3.5%가 파병을 지지한다고 대답, 피살 이틀전 파병반대 78.9%와 전혀 딴판의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한편 AP통신의 '김선일씨 비디오' 입수와 관련해 외교통상부의 인지 여부를 놓고 국내에서 일고 있는 논란을 전하면서 많은 한국인은 보다 현명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했으면 김씨가 살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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