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인 '어머니', '향수'와 같은 감성을 제 음반에 담았습니다. 자극적인 음악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잔잔하고 편안한 선율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최근 첫 앨범 '바람이 가르쳐 준 노래'를 발표한 기타리스트 고충진(사진)씨는 6일 강남구 신사동 유니버설뮤직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좀더 대중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쉬운 곡을 선정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클래식 기타 연주자 중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실력파로 테크닉은 물론이고 섬세한 표현력으로 '경지에 달했다'는 평을 듣는 아티스트다. 그런 그가 기타 인생 30여년 만에 데뷔 음반을 내놓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기타를 접했는데 이렇게 평생 기타를 하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며 "계속 연주를 하고 이렇게 음반까지 낸 것은 주변 분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날 자신이 있게 된 데는 주위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대학을 마친 뒤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 음대를 졸업하고 독일 알고우 심포니 오케스트라, 루마니아 박카우 필하모니, 부산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다. 그는 "올해는 근대 기타의 아버지라 불리는 '타레가'가 타계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서 타레가의 곡 3개를 음반에 넣었다"며 "특히 6번 트랙에 실린 전주곡 모음은 그가 죽기 며칠 전에 쓴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자신이 직접 편곡한 우리 노래들인 '섬집아기' '찔레꽃' '봉숭아' 등도 실렸다. 고씨는 "유니버설뮤직 같은 대형 음반사에서 첫 앨범이 나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재즈 평론가이자 프로듀서인 김진묵씨가 도움을 줘 앨범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 서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그는 "조만간 서울에서 독주회를 열 생각"이라며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앨범에서 살려내지 못한 감성을 무대에서 관객에게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