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한전 민영화

표류하는 한전 민영화한국전력 민영화가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한전 노조가 민영화에 반대, 대(對)정부 투쟁을 선포했고 수십조원에 이르는 한전부채 처리를 놓고 해당 부처간 견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 민영화의 법적 근거인 전력산업구조개편 관련 법안이 수개월간 국회에서 계류하고 있다. 한전노조는 14일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막기 위해 1단계 투쟁으로 이달 중에 전국 동시다발 집회와 토요일 상경집회 등을 집중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노조는 국가 기간산업인 전력산업이 해외의 초국적 독점자본이나 재벌에 매각되면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고 국민경제가 파탄하게 되며 국부가 해외에 유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부채 처리 방법에 대한 부처간 이견도 여전하다. 산업자원부는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급보증을 통해 한전 부채의 연대보증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지만 재경부는 재정 부담이 커지고 국책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발전자회사의 매각방식에 대해서도 부처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산자부는 주식공모와 경영권 매각을 병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는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매각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산업구조개편 관련 법안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산자부는 지난 7월 임시국회에 법안이 통과되기를 희망했지만 국회 파행이 계속되면서 지연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국회가 계속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룰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 관련법은 15대 국회에 상정됐지만 여야 의원들이 한전 노조와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해 법안 통과를 미뤄 자동 폐기됐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9:2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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