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와 히타치의 D램사업 통합은 여느면 다분히 한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 D램시장에 한·미·일 3강체제가 굳어져가고 있음을 뜻한다. 이렇게 될 경우 세계 D램시장은 웨이퍼 가공능력 1위 현대전자, 2위 삼성전자, 3위 NEC_히타치, 4위 마이크론, 5위 인피니온 등으로 굳어지게 된다.NEC와 히타치는 이달 말 D램사업 통합에 정식 조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통합은 도시바_후지쓰, 미쓰비시 전기_마쓰시타 전기처럼 생산과 가술개발 등에 그친 기존의 제휴와는 차원이 다르다.
국제전문가들은 설비의 중복투자를 막고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이번 통합은 경쟁력 저하에 직면해 있는 일본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킬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NEC와 히타치의 통합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두 회사의 기술경쟁력 때문이다. 합의내용에 따르면 두 회사는 다음달에 차세대 D램의 개발·설계와 판매를 맡는 종업원 1,000명 규모의 회사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우선 두 회사는 통합에 앞서 기존공장에 수백엔을 투자, 현재 15%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오는 2002년까지 25%선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일본으로서는 D램시장을 지키려는 최후의 카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계 D램시장은 「빅4」로 재편될 전망이다.
NEC와 히타치의 통합은 우리에게는 교훈이다. 특히 생존을 위한 자발적인 통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현대와 LG의 통합을 둘러싸고 얼마나 뒷말이 많았던가.
이같은 관점에서 우리가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느면 산고(産苦)에 따른 진통이라지만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 반성할 점이 많다. NEC와 히타치가 기술력에서 한국보다 앞서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