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고조로 대북압박 무력화 의도 굴복해서는 안돼. 핵심 키 중국 대북정책 유화 지속 - 압박 변화 엇갈려.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연평도 사태로 북한은 더욱 고립 상태에 빠지게 됐고 당분간 한반도 긴장 상태가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주변국에 냉정을 촉구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 분위기 조성을 외쳤지만 예측을 불허하는 북한의 돌발행동으로 국제사회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현재로선 대화와 협상 국면을 찾기가 힘들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연평도 사태 이후 주목 받고 있는 중국의 대북정책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중국의 북한 감싸기 정책이 이번 불상사를 초래한 근원적 배경이라며 중국도 북한에 대한 압박 카드를 동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는 반면 중국이 보다 더 북한과 밀착하며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한 설득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또 한반도 평화ㆍ안보 방정식에도 상이한 해법을 드러냈다. 대북 강경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 국면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서울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과 긴급 인터뷰를 통해 동북아 정세를 진단한다. ◇연평도 사건으로 북한 고립 심화= 전문가들은 일제히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연평도 도발로 북한은 더욱 고립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원의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북한이 연평도 포격으로 미국의 주의를 끌어 대화 국면을 유도하려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는 부질없는 짓이며 한반도 정세만 불안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같은 도발을 일으켰지만 오히려 자체 고립이 심화할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이해하기 힘든 도발이다”며 “북한 지도부가 국제 정세의 흐름을 잘못 읽은 것 같다”고 밝혔다. 북경대학교의 자칭궈(賈慶國)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도 이번 사태를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연평도 포격 등 잇달은 돌발 행동으로 6자회담 조성 분위기는 당분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긴장고조 북한전략에 굴복해서는 안돼= 북한의 예측 불가한 추가도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심화해야 한다는 논리가 강하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번 도발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 압박 전략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긴장고조 전략”이라며 규정한 뒤 “북한의 이런 전략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북한의 회담 재개 요구를 적절히 거부했으며 앞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팡 교수는 “북한도 문제지만 한미 양국의 대북 강경 일변도 정책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며 “6자 회담에 앞서 미국이 북미대화를 진행해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해 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북 감싸기 정책 한계에 달했나= 전문가들은 사태 해결의 조정자 역할로 주목 받고 있는 중국정부의 향후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플레이크 소장은 “천안함 사건 때 중국이 북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북한이 더 나아가 우라늄을 농축하고 연평도 도발을 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며 “중국은 특히 내년 1월 후진타오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 동안의 대북한 유화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북한에 대한 대화와 설득작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자 부원장은 “북한의 예측 불가한 군사행동이 6자회담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아래 6자 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