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실업률] 전후 처음 일본이 미국 추월

미국과 일본의 실업률이 전후 처음으로 역전됐다.미 노동부가 9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실업률은 전달에 비해 0.1%포인트가 낮아진 4.3%로 최장기 호황을 구가했던 지난 69년 3.5% 이후 29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동향에 민감한 비농업부문에서 특히 건설업의 고용증가 등에 힘입어 취업자수가 37만명 가량 늘어나 세계적 경제위기의 타격을 받고 있는 제조업의 고용감소를 상쇄한 결과로 분석됐다. 미국의 이같은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4.4%로 전후 최악을 경신했던 일본의 수준보다 0.1% 포인트 낮은 것으로, 일본에서 통계조사가 시작된 지난 53년 이후 처음으로일본보다 실업률이 낮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미일간 실업률 역전을 톱뉴스로 보도하는 등양국의 경제 격차를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은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당분간 고용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음에 따라 미일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데 심각성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수치상으로는 처음 역전됐으나 일본의 기업들이 종신고용제의 전통에 묶여 기업내 유휴인력인 이른바 「기업내 실업」을 안고 있는 점을 감안할 경우 미국이 오래전부터 일본을 앞서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전후 최악으로 불리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그동안 종신고용제의 이름하에 감내해온 기업내 잠재실업자들을 해고, 진짜 실업자로 만들고 있어 격차가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해고에 의한 일시휴업도 실업자로 포함시키는 등 일본의 실업률 조사 방식과 차이가 있어 실제 양국의 실업률 격차는 0.1포인트보다 크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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