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대선자금 호재’에도 표류

한나라당의 `700억원 대선자금 비리`라는 엄청난 호재속에서도 `정치적 여당`이라고 자처하는 열린 우리당이 표류하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표밭갈기에만 집중하면서 각종 회의에 현역의원들의 참석율이 극히 저조하고 기존 지도부와 비주류, 영남과 비영남, 원내와 원외인사 들 사이의 갈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김원기 대표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창당한지 1개월이 되었는데 당 지지도가 부진한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어려운 정국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당력을 모아야 하고 작은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정치과정이 서로 다른 분들도 모였지만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이해하고 인내하며 마음을 합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김원기 대표등 기존 지도부와 정동영 의원등 차기 지도부로 유력시 되는 인물들 사이의 삐걱거림이 노출되고 있다. 지난 중앙위원 선출시 정동영 의원 측에서는 김원기 대표 측에서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비영남 사이의 입장차는 향후 당의 존망까지도 가를 가능성이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 문제다. 정대철 당 상임고문이 총대를 메고 나선 민주당과의 재통합론을 둘러싸고 김정길ㆍ김두관 전 행자부장관등 영남권 인사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분위기이다. 김두관 전 장관은 정대철 고문의 재통합론 제기에 대해 “민주당과 굴욕적인 합당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고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김근태 원내대표는 10일 내년 총선과 관련 “우리당 내부를 개선한다고 해 전체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반 한나라당 국면을 어떻게 조직화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꺾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있으며 (민주당과 우리당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진전되는 새로운 정치에 합의할 경우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민주당과의 재통합이나 연합공천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엄청난 소용돌이가 벌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 열린우리당은 1월11일 전당대회와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화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해 내고 새 지도부가 지도력을 갖고 이 같은 갈등들을 치유해 나가느냐에 우리당의 진로가 결정될 전망이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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