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아이티 공화국에 쿠테타가 발생하자 미국에 난민들이 밀려갔다. 미 정부는 이들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하거나 해상에서 바로 본국으로 송환시켰다. 쿠바 난민은 정치적인 이슈로 활용했던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이중잣대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미국의 이중적인 난민정책에 정면으로 대항한 사람은 당시 예일대 교수였던 고홍주 박사였다. 그는 18개월 동안 무보수로 예일대 법대생들과 변호사 등 80여명과 함께 백악관을 대상으로 무모한 소송을 벌였다. 소송은 1심 법원에서 승소 후 대법원에서 기각돼 완전한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관타나모에 억류됐던 아이티인 310명 모두가 미국에 입국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고홍주는 인류애를 지닌 작은 거인으로 평가 받았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의 작가인 저자는 방대한 소송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소송을 이끈 고홍주 박사와 예일대 학생들 그리고 관타나모에 억류됐던 난민들을 직접 만나 당시 상황을 한편의 영화처럼 펼쳐냈다. 책은 인권문제를 정치 도구화 하는 미국의 이중적인 난민정책을 비판한다. 또 법정에 서 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과 함께 인권투쟁에 나선 고홍주 박사의 고뇌와 투지가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책은 정치와 힘의 논리가 막강해도 인권은 그 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교훈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