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에 봄볕 드나

업종 대표주 순익 전망치 9주만에 증가세 돌아서
환율 변동도 줄어 하락세 마무리 가능성


겨우내 움츠러들기만 했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봄이 찾아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침체와 환율변수로 꾸준히 하향조정 돼 오던 기업들의 연간 실적전망치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했고 환율 변동성이 줄면서 실적하락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6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이번주 기준 업종별 대표주를 담은 유니버스200종목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108조3,052억원으로 지난주(108조8,275억원)에 비해 777억원 늘어나며 반등했다. 대표기업들의 연간 순이익전망치가 증가세로 방향을 튼 것은 9주 만에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큰 폭으로 하향조정돼 왔던 산업재와 에너지, 소재업종의 순이익 전망치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산업재부문 올해 전체 연간순이익 전망치는 이번주 7조7,385억원으로 지난주(7조6,078억원)에 비해 1.7%(1,307억원) 늘어났다. 특히 해운업종의 적자폭 감소가 산업재업부문 순이익상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해운업종의 올해 순손실전망치가 3,272억원으로 집계돼 지난주(4,529억원)보다 1,257억원 줄어들었다. 또 전체 전망치 가운데 에너지부문의 올해 순이익이 2조8,945억원으로 지난주(2조8,782억원)보다 소폭 늘었고 소재부문도 9조3,756억원으로 예상돼 전주(9조3,442억원)보다 소폭 상향됐다. 정보기술(IT)분야의 순이익전망치도 36조2,895억원에서 이번주 36조3,146억원으로 증가했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1ㆍ4분기 실적전망치는 지난해 말부터 하향조정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연간 전망치는 9주만에 소폭 상향됐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의 하향조정강도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망치 급락추세는 마무리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망치 하향세의 원인이었던 환율변동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 1,056원까지 떨어졌던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095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원ㆍ엔환율도 다시 1,180원대를 회복하며 소폭 반등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 급락흐름은 원화 절상흐름이 빠르게 진행된 탓이 크다”며 “이번달 들어 환율변동폭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순이익전망치도 하락추세의 마무리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빠른시간 내에 다시 기업들의 순이익전망치가 반등세를 보이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간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더 이상 지난해 말과 같은 급격한 순이익 전망치 하락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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