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0兆 돌파' 삼성 독주체제

■ 재계 '빅4 위상' 변화는
차·철강까지 호황 현대차 '3위 입성' 숙원풀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에서 지켜볼 대목 중 하나가 삼성과 LGㆍ현대자동차ㆍSK그룹 등 재계 ‘빅4’의 위상변화다. 기업분할과 경영권 방어 등 굵직한 이슈들 속에서 그룹별 외형에도 적지않은 부침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1강(삼성)-2중(LGㆍ현대차)’ 체제가 굳어지는 듯하다”면서도 “최태원호가 자리를 잡은 SK는 여전히 변수”라고 해석했다. 우선 삼성은 자산규모가 91조9,000억원에서 107조6,000억원까지 올라서며 한국전력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 재계의 자존심을 세웠다. 삼성이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독주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그룹이 숙원(?)했던 ‘3위 입성’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옛 현대그룹 당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다가 정몽구 회장이 자동차사업 등을 따로 떼어 분가하면서 2001년 5위에 랭크됐다. 이후 ‘글로벌 톱5’를 목표로 미국과 중국 등에 급속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분식회계 등으로 주춤했던 SK를 제치고 4위에 올랐고 1년 만에 3위 자리로 올라섰다. 공기업인 한전을 제외하면 재계 순위 2위까지 상승한 셈. 자동차는 물론 철강까지 호황을 누리면서 매출액이 1년 만에 10조3,000억원이나 늘었고 여기서 생긴 당기순이익을 이익잉여금으로 적립하면서 자산이 56조원까지 늘었다. 현대차의 3위 입성에는 LG그룹의 분할이 핵심 요인이었다. LG는 GS(자산 18조7,000억원)그룹이 떨어져 나가면서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10조7,600억원의 자산이 줄었다. 분리가 없었다면 물론 3위를 지켰다. 그룹 관계자는 “전자 등 핵심 사업의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수년 내 현대차를 다시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현대차에 4위를 내줬던 SK그룹은 5위를 유지했다. 자산규모도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그룹 관계자는 “최태원체제가 자리를 찾으면서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자산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서는 등 옛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며 “다만 소버린 사태 등을 통해 외형보다는 내실 쪽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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