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야 돌아보지 말고 좋은데 가거래이"
사령관도 울먹이고 동료들도 오열했으며 20대 미망인과 70대 노모는 남편과 아들을 차마 떠나보내지 못해 몸부림쳤다.
22일 오전 10시 진해 해군작전사령부 상승관에서는 지난 12일 울산 동쪽 해상에서 해안침투대비 훈련중 선박 침몰사고로 순직한 해군 이주기(34).양영식(33).오길영(31)상사, 육군 김광우(36)원사 등 4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열렸다.
문정일 해군참모총장과 윤 연 해군작전사령관을 비롯해 장병과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고인이 된 4명의 해.육군 용사는 시신도 수습하지 못해 손톱과 머리카락 등 영현(英顯)으로만 모셔졌다.
윤 사령관은 추도사에서 "거친 파도 속에서 바닷물이 침수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함정을 지키기 위해 침몰직전까지 최선을 다한 님들의 투철한 군인정신은 우리들의 가슴 가슴마다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라며 울먹였다.
육군 부사관 대표인 이광철 상사는 "미처 베풀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 펴보지못한 꿈들, 무거운 짐일랑 모두 벗고 조국의 수호신으로 영원히 빛나시길 빕니다"고기원했다.
해군 동료 김신중사가 "가방을 꾸려주던 아내와 안전을 걱정하던 부모님, 환송해주던 동료들을 모두 두고 무엇이 그리도 급해 작별 인사도 없이 그렇게 가고야말았냐"며 "영식아! 기주야! 영아!"라고 고인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자 식장안은 온통 울음과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영결식은 자식과 남편의 마지막 가는 모습도 보지 못한 유족들이 "내 자식 내남편 바다에 던져놓고 무슨 영결식이냐. 사람 찾아내라"고 영정 앞으로 뛰어들며 울부짖어 제 때 시작되지 못했다.
유족앞에 죄인이 된 작전사령관 등 간부들은 이기주 상사의 어머니 신수남(74)씨에게 "반드시 시신을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오길영 상사의 어머니 박순옥(49)씨는 헌화를 마친 후 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다 혼절, 가족들에게 업혀 나가기도 했다.
오상사는 지난해 12월 김모(29)씨와 결혼해 창원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지 1년도채 되지 않았고 박봉에도 매월 100여만원씩 저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선박 정장인 이기주 상사는 지난 99년 연평해전 당시 조타장으로 참전해활약한 미혼이었고 양영식 상사는 다른 선박 정장으로 부임한 지 1주일이 채 안돼업무 파악차 자진해서 탑승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유일한 육군 소속인 김 원사는 아내(36)와 4남매를 두고 홀어머니(68)를 모시면서도 대학에 재학중인 억척스런 군인이었다.
(진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