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덱스펀드 KB운용 1위 돌풍

설정액 2433억… 미래에셋 제쳐


선진국 증시가 오름세를 타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이 해외인덱스펀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해외인덱스펀드 전체 설정액은 2,433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1,736억원을 제치고 전체 운용사 중 1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KB자산운용은 1,178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1,961억원)에 이어 2위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KB자산운용의 해외인덱스펀드들이 다른 운용사와 비슷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금유입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똑같이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추종하는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으로는 연초 후 678억원이 순유입됐지만 '미래에셋재팬인덱스 1(주식-파생)종류A'로는 고작 13억원만 들어왔다.

이 밖에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주식-파생]A'로는 212억원이 들어왔지만 미래에셋의 미국 인덱스 펀드로는 고작 1억원만 순유입됐다.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passive) 펀드'다.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편입종목을 수시로 바꾸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 S&P500 등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벤치마크 수익률을 살짝 웃도는 전략을 추구한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은 "KB운용은 인덱스펀드를 운용할 때 해당 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직접 종목을 바스켓 형태로 담거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하지 않고 지수 선물에 투자한다"며 "해당 종목을 직접 편입하면 중개수수료에 수탁은행 비용까지 들어가지만 선물에 투자하면 중개수수료 비용만 들어 비용이 절감돼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문 본부장은 이어 "환헤지를 할 때도 선물 투자에 대한 증거금에 대해서만 헤지를 하면 돼 비용이 줄어든다"며 "남은 유동성(펀드에 들어온 금액 중 종목ㆍ선물에 투자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국내 단기채권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이 마케팅을 강화한 점도 한몫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은행ㆍ증권사 마케팅 강화를 위해서 마케터를 늘리고 있다"며 "인덱스펀드 관련 세미나도 많이 하고 브리핑자료도 수시로 제공하면서 해외인덱스펀드를 적극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