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도 없고 우울증도 있는데다 좁은 집에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정서불안에 시달리는 조이(로빈 튜니)는 20대 중반의 컴퓨터 애니메이터다. 인간관계도 서툴어 직장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그녀의 유일한 돌파구는 흘러간 팝송을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일생에 `발목을 잡는`사건이 발생한다. 생각지도 못한 스토커의 등장으로 인생이 꼬이게 된 것. 술에 취한 채 스토커의 인질이 돼 차를 몰던 중 경찰을 차에 치고 현장에서 체포된다. 이제 그녀는 재판을 받을때까지 전기 발찌를 차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그녀를 찾아오는 유일한 방문자는 1주일에 2시간씩 왔다 가는 발찌 프로그램의 관리자 빌(팀 블레이크 닐슨).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고 무뚝뚝하지만 이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끌려간다.
17일 개봉되는 `체리쉬`(감독 핀 테일러, 수입 배급 센 픽처스)는 미스터리한 폐쇄공간에 갇힌 조이가 뜻밖의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독특한 작품이다. 음악과 영상의 삐걱거리는 조합이나 때때로 현실을 벗어나는 판타스틱한 화면. 재치있는 대상에 특이한 두 캐릭터의 색다를 러브스토리 등이 흡인력있다. 2002년 선댄스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랐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