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우회상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온라인 음악사이트들이 상장 뒤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온라인 음악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벅스는 연초 로커스를 통해 우회상장을추진할 때는 업계의 태풍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낳았으나 예상과 달리 상장 후 주가가추락하면서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벅스 덕분에 살아난 로커스(현 벅스인터랙티브)는 4월 초 중단됐던 주식거래가 재개될 당시 한때 주가가 2만원대를 넘봤으나 이후 75%나급락하면서 현재 5천원대를 밑돌고 있다.
2일 코스닥시장에서 낮 12시 현재 벅스는 전날보다 315원(5.95%) 떨어진 4천975원에 거래되고 있다.
벅스의 추락은 주식교환을 통한 우회상장 과정에서 발행 주식이 크게 늘어나면서 물량 부담이 커진 데다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운영하는 멜론(SK텔레콤)과 도시락(KTF)을 비롯한 경쟁 사이트들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경쟁 사이트인 맥스MP3는 지난 4월 운영사가 계열 연예매니지먼트 업체인 GM기획과 함께 메디오피아[056200]를 통해 우회상장 추진하면서 주가가 수직상승했다. 우회상장 발표 전부터 오르기 시작한 메디오피아의 주가는 4월 초 3천원대에서 1만3천원대로 270% 가까이 급등한 뒤 현재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메디오피아는 500원(4.41%) 하락한 1만850원을 기록 중이다.
메디오피아의 주가 강세는 무엇보다 우회상장 재료가 아직 힘을 발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맥스MP3는 음악 서비스 외에 연예 정보 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맥스MP3는 5월 마지막주 벅스와 멜론을 제치고 유료 온라인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반적인 성장 속도가 기대에 못미치는 등 온라인 음악시장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은 800억~900억원 규모로 시장 자체의 파이가 크지 않은 데다 성장 속도도 예상보다 늦다"며 "이런 가운데 막강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 이통사 사이트들의 시장 잠식이 지속되고 있어 벅스의 타격이 특히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곳을 제외한 나머지 경쟁사이트들도 마케팅력이나 우회상장 재료 등으로 일시적으론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낼 수 있겠지만,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