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3년을 맞았지만 극도의 정국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에서 대선이 오는 3~4월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집트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올해 총선을 치르기 전에 대선을 먼저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직후 발표한 '총선 후 대선' 로드맵이 수정된 것이다. 만수르 대통령은 "정치인 다수가 총선 준비가 덜돼 대선을 먼저 치르자고 요구하고 있다"며 로드맵 수정 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인 대선날짜는 언급되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은 3~4월 실시를 유력하게 내다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집트 군부 최고실세인 압둘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에게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집트 군부 지지파 및 국영매체는 알시시 장관의 대선출마를 노골적으로 촉구해왔다. 알시시 장관 스스로도 이달 초 정부관리들과의 회의에서 "내가 출마하려면 대중의 요구와 군부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대선출마를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알시시 장관은 지난해 7월 이슬람 세력에 기반을 둔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에 앞장섰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