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샌즈(사진)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B20)’ 참석차 한국을 찾은 샌즈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기존에 서방 선진 8개국에서 이제는 G20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아시아 최초로 열렸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샌즈 회장은 “G20회의가 진행 중에 있어 아직 성공여부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비즈니스 서밋은 성공적이었다”며 “비즈니스 서밋에서 논의된 의견을 G20에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 권역이 도입한 금융규제인 이른바 바젤Ⅲ와 관련 “기본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세부사항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즈 회장은 대형은행, 즉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SIFI)에 대한 추가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 “SIFI는 특정상황이 발생해야 알 수 있는 개념”이라며 “예컨대 리먼브러더스는 파산하기 전까지는 SIFI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파산하고 나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바젤Ⅲ 체제에서는 무역금융이 더 악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샌즈 회장은 지난달 SC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인 5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것도 바젤Ⅲ에 대비해 자본능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내 경영 전략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확장 계획이 있다”며 “다양한 상품을 기반으로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증권업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합병(M&A)은 하지 않고 유기적인 자체 성장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자본 유출입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 경제 회복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 회복이 불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아시아가 서방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불균형이 잠재돼있는 상황에서 경제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규모가 너무 커서 그 자체만 해도 리스크가 대단히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SC그룹의 후계자 구도와 관련해 “후계자 계획은 좋은 지배구조를 갖고 은행의 가치와 도덕성을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당연히 핵심적인 자리에 후계자 계획이 있고 적극적으로 그룹 내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