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지분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한동안 강세를 보이던 지주회사주들이 2월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시장에서 '숨고르기'국면을 맞고 있다.
㈜한화[000880]와 삼성물산[000830] 등 실질적 지주회사주는 물론, ㈜LG[003550],㈜GS[078930] 등 본업이 지주회사인 종목들까지 급등에 대한 부담이나 뚜렷한 모멘텀의 부재를 겪으며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 실적부진 겹친 한화, 급반락 = 이날 오전 시장에서 주요 지주회사주중 두드러진 약세를 보인 곳은 ㈜한화.
한화는 개장 직후 나흘만에 약세로 반전된 뒤 한 때 3만원선마저 무너진 끝에오전 11시10분 현재 전날 대비 4.66% 하락한 3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의 급락세는 전날 장 마감후 발표된 지난해 순익이 전년 대비 절반수준인 1천220억원으로 머물며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미달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본업인 방산부문 등의 실적개선과 함께 계열사인 대한생명 상장 기대감, 자회사 한화건설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익 기대감 등에 초강세를 보이던 주가가 큰 폭으로 꺾인 것이다.
현대증권 박대용 애널리스트는 "한화석유화학과 대한생명 등 자회사의 실적부진으로 순익이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진단하고 한화의 올해 순익 전망치를 3천362억원에서 2천631억원으로 내려잡았다.
그는 아울러 "올해 500억원 가량 계상될 것으로 가정했던 인천공장부지 개발이익분이 최종 인가의 지연으로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 삼성물산.LG.GS도 주춤 = '지주회사역할 강화론'을 무기로 24일까지 연 7일상승세로 2만5천원선 돌파를 시도하던 삼성물산도 전날 보합마감한 데 이어 이 시간현재 1% 하락률을 보이며 쉬어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3.48%)를 비롯, 삼성정밀화학(5.59%), 삼성테크윈(4.28%),제일기획(12.64%) 등 상장계열사는 물론, 삼성에버랜드(1.48%), 삼성SDS(17.96%) 삼성네트웍스(19.47%) 등 비상장사 지분까지 갖고 있어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후 그룹내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속에그간 강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4.4분기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인 한화와 달리,삼성물산은 보유지분가치와 더불어 무역.건설 등 본업부문의 실적호전 기대감이 주가의 상승동력이 되고 있어 여전히 매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삼성물산의 올해 영업이익률이 3.2%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높아지고 주당순익(EPS)은 79% 증가할 것"이라는 추정과 함께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업종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한화, 삼성물산과 더불어 대표적 순수 지주회사인 LG의 경우 1.02% 하락, 이틀째 약세이며 전날 3% 급등세를 보였던 GS도 이 시간 현재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서며0.94% 낙폭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들 지주회사들이 전자, 석유화학 등 자회사들의 실적부담 등이 작용하면서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보유지분 가치에 비해 큰 폭으로 할인된주가를 감안하면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낮다며 장기적 시각의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크레디리요네는 최근 보고서에서 LG가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보유자산 대비 주가의 할인폭이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매수'견해를 유지했고 우리투자증권은 GS가 자회사를 통한 안정적 수익창출이 기대된다며 목표가 3만1천80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