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토크 없는 토크콘서트

"토크콘서트라고 해서 좀 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기대했는데 아쉬웠어요." "장관님이 오신다고 해서 질문을 많이 준비했는데 기회가 적어 하나도 하지 못해서 좀 서운하네요."

지난 10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토크콘서트 '화(話)창한 미래콘서트: 창업을 이야기(話)하다'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당초 미래부는 최문기 장관이 대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고민과 어려움을 터놓고 나누며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최 장관은 노타이ㆍ노자켓에 편안한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하는 등 대학생들과 교감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청바지로 교감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정작 가장 중요한 콘서트의 내용과 방식에서 한계를 보였다. 미래부는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준비했지만 행사 내내 학생들과의 '토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 장관은 미리 준비한 PPT에 띄워진 질문에 답하기 바빴다. 답변 수준도 단순히 '검토해보겠다' '이달 안으로 관련 정책이 나올 예정이다' 등의 미래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200여명의 학생들이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콘서트의 자리를 지켰음에도 학생들로부터 받은 질문은 고작 4~5회에 그쳤다.

미래부는 이번 행사의 제목에 있어서 '화(話)'를 강조하고 '토크' 콘서트라 칭하는 등 학생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장관과 대학생들 간의 '토크'와 '화' 대신 장관의 일방적인 이야기가 주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부가 이번 행사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답을 제공하는 열린 소통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미래부는 이번 행사에 대한 반응을 살핀 뒤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토크콘서트의 개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열릴지도 모르는 토크콘서트에서는 부디 미래부가 청바지가 아닌 '말'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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