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보유한 중고 기계 설비를 전문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계거래소가 이달 중 출범한다. 거래소가 본격 가동되면 중고 설비를 손봐 국내외에 판매하는 산업이 새로운 틈새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기계산업진흥회 등은 특수목적법인 '주식회사 한국기계거래소'를 이달 말 설립하고 현판식을 진행한다. 한국기계거래소는 정부와 기계업계가 기계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2009년 12월부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회사다. 기계산업진흥회와 기계공제조합이 모두 47억원을 출자해 거래소를 세웠으며 두 단체는 오는 2015년까지 자본금을 15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부도 올해 30억원을 시작으로 총 120억원을 지원한다.
한국기계거래소는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고 기계 설비를 사고 파는 시장을 구축ㆍ운영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중고 설비 거래를 원하는 기업들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기계 담보 평가, 성능 평가, 부품 공급 기능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재 독일이나 미국ㆍ일본 같은 선진국의 경우 전문적인 기계 거래 시장이 이미 수십년 전부터 형성돼 있지만 한국에서 전문적인 기계 거래 시장이 구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한국에는 일부 영세 업체가 개별적으로 중고 기계를 유통하고 있으며 한국 거래소는 이 같은 산발적 거래를 집중시키고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통합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특히 경기도 시화MTV공단에 전문 중고기계 거래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지원하는 업무도 맡을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시화MTV공단 1차 11만5,700㎡ 부지에 2015년까지 기계서비스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곳에는 약 200개의 중고 기계 유통기업들이 들어서며 성능검사 시설, 수리 업체, AS지원 업체 등이 지원시설 형태로 들어서게 된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9월 지원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온라인 시스템 구축, AS 인프라 구축 등을 거쳐 2015년 9월이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운영될 것"이라며 "국내 거래뿐 아니라 동남아 등으로 중고 설비를 수출하는 플랫폼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계산업진흥회 측은 거래소 출범 이후 기계 전문 거래 시장이 본격 형성되면 보관ㆍ창고 서비스 등 총 1조4,300억원가량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8,000명의 신규 채용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이 신규 기계 도입보다 저렴하게 설비를 도입할 수 있어 투자 유발효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중소기업들의 중고 설비 교체 지원용 융자금을 연행 6,800억원에서 7,800억원으로 1,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한국 기계 산업은 제조 분야에 치우친 반면 독일이나 일본 등은 기계 유통, 부품공급, 수리 등 서비스 분야의 비중이 높다"며 "한국기계거래소를 통해 기계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