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품 경매시장의 키워드는 근대 거장의 수작이다.
지난달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여인의 얼굴'이 810만파운드(약149억원)에 팔렸고 바로 다음날 소더비의 '인상주의ㆍ근대미술 경매'에서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6,500만1,250파운드(약1,197억원)에 낙찰됐다.
금융위기 이후 미술시장이 위축됐으나 유명 근대작가의 수작인 경우 수요가 몰리는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서울옥션은 오는 3월11일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여는 제116회 경매를 박수근ㆍ김환기ㆍ장욱진ㆍ도상봉 등 근현대 거장의 대표작으로 채웠다. 서울옥션은 총 추정가액 80억원 상당의 작품 87점을 출품한다고 25일 밝혔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최근의 국내외 시장을 보면 수준 높은 작품에 대해 수요가 많이 몰리는 상황이라 박수근ㆍ김환기 등 근대 대표작가들의 수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해 가장 활발히 거래된 수화 김환기의 작품이다. 1970년작 추상화 '11-Ⅱ-70 #146'이 추정가 10억원에 출품됐다.
점 위에 점을 반복적으로 찍은 '점화(點畵)'로 깊이감과 부유하는 느낌이 수작으로 평가된다. 또 1950년대에 그린 '모란, 고목과 항아리'가 추정가 3~4억원에 출품됐다. 드로잉까지 총 5점이 나왔다. 지난해 경매에서 김환기는 19점이 총 54억원에 낙찰됐다.
박수근의 말년작인 '공기놀이 하는 소녀들'이 추정가 10억원에 출품됐고, 천경자의 '그라나다의 창고지기 하는 여인'이 3억2,000만~3억5,000만원에 나왔다. 이 외에도 도상봉의 '국화', 장욱진의 '풍경', 백남준의 '로봇' 등 국내 근현대 작가들의 대표작품들이 선보인다. 또 김기창, 박서보 등의 1960년대 구작을 모은 섹션도 눈길을 끈다.
가장 비싼 추정가에 나온 작품은 미국작가 도널드 저드의 작품으로 추정가는 12억~15억원으로 책정됐다. 루이스 부르주아, 데미안 허스트, 데미안 허스트 등 굵직한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고미술 분야는 긍재 김득신의 '매'가 추정가 7,000만~8,000만원에 출품됐고, 겸재 정선의 '산수인물도', 오원 장승업의 '고사인물도'가 경매에 오른다.
특별전 형식으로 마련된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은 임옥상ㆍ신학철ㆍ안창홍ㆍ권순철ㆍ이종구ㆍ김정헌 등의 주제 의식을 재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