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얼굴·몸 아름다웠던 사람들 삶 분석

■ 미모의 역사 (아서 마윅 지음, 말글빛냄 펴냄)


에이브러햄 링컨의 키는 193cm였다. 그가 당선된 후 미국에선 '키 큰 자가 승리한다'는 말이 생겼다. 케네디와 닉슨이 대선 주자로 나섰을 때 TV토론을 시청한 사람들 사이에선 잘 생긴 케네디의 지지율이 우세했고, 라디오를 들은 청취자들 사이에선 닉슨이 우세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 남녀를 불문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람들은 늘 매혹적인 대상이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아름다움은 타고난 재능'이며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일정하고 보편적이라고 말한다. 조선시대의 황진이나 중국의 양귀비,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지금 태어나도 매력적인 여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로 해석된다. 저자는 지금까지 아름다움은 친절함이나 지성, 유머 등의 다른 바람직한 속성과 뒤섞여 평가돼 얼굴이나 몸에 대한 평가만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책은 오로지 얼굴과 몸이 아름다웠던 사람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그들의 삶이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분석한다. 현대의 아름다움은 곧 부와 명예까지 가져다 주지만 19세기까지 아름다움은 위험하고, 파괴적이고, 욕망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혼을 이끈다고 여겨졌다. 아름다운 여성들은 정부나 고급 매춘부로는 살 수 있어도 왕비가 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육체적 아름다움보다 정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아름다움은 '신의 선물' 이라며 아름다움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1만 5,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