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3D) 자동광학검사장비(AOI) 판매 호조로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60% 늘어날 것입니다.” 고광일(사진) 고영테크놀러지 대표는 18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페이스트인쇄검사기(SPI)와 더불어 신제품인 AOI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60% 늘어난 7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테크놀러지는 각종 전자제품의 생산공정을 3D로 검사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3D 검사장비의 수요 증가로 고영의 세계 SPI 시장 점유율은 39%로 높아지면서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48.4%에 달한다. 고 대표는 “올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6억원과 5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영의 3D 검사장비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2D보다 정확도가 높기 때문. 고 대표는 “올해 유럽의 디지털 TV 공장에서 불량품 20개를 넣어놓고 검사한 결과 2D 장비는 이 20개를 골라내기 위해 무려 120개를 집어냈지만(정확도 17%), 우리 제품은 불과 23개만에 불량품을 모두 가려낼 수 있었다”며 “검사 정확도가 높아지면 생산효율성도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고영의 또 다른 장점은 매출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장, 휴대폰, 반도체 등 사실상 모든 전자제품에 고영의 기술이 사용된다. 매출의 88%를 차지하는 해외 부문의 고객사도 280여개로 다양하다. 고객사의 대부분은 세계 정상급 전자제품 업체의 전자제품 생산전문업체(EMS)다. 올해 ‘효자’ 노릇을 할 제품으로는 AOI와 반도체 검사장비가 꼽혔다. SPI가 회로기판에 페이스트가 잘 인쇄돼 있는지 검사하는 장비라면 AOI는 회로기판에 부품이 잘 배치됐는지 살피는 장비다. SPI, 반도체 검사장비와 기본적인 작동원리가 같아 중복투자가 필요 없다. 고 대표는 “40개가 넘는 AOI관련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세계 최정상급의 반도체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어 앞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주식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고영의 주가는 지난해부터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거래량이 다소 적다. 그는 “무상증자 쪽에 무게를 두고 액면분할 등 주주들의 권익을 신장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회사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배당을 못했는데 올해 말에는 현금배당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사업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고 대표는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3D 영상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의료영상장비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인수합병(M&A)에 너무 의존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갖지 못한 핵심기술을 가진 업체가 있다면 합병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