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금리 0.5%P 전격인하
다우-나스닥 사상최대 폭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일 단기 금리를 전격 인하하고 추가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등 미국 경기의 경착륙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조치를 취할 태세가 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FRB는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4일 새벽 3시) 갑작스레 성명을 발표하고 은행간 하루짜리 콜거래에 적용되는 연방기금(FF) 금리를 연 6.5%에서 6%로 0.5% 포인트 낮추고 FRB가 금융기관에 방출하는 자금에 물리는 재할인금리는 6%에서 5.75%로 0.25%포인트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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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할인금리는 곧 연 5.5%로 추가 인하될 전망이다.
FRB는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간의 긴급 전화회의 끝에 채택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매출과 생산 활동이 더욱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자신뢰 하락과 일부 금융시장의 여건 악화, 고유가,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 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전날 전국구매관리협회(NAPM)가 발표한 지난해 12월의 제조업공장지수 43.7은 1991년 4월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불황기에나 나오는 수치라는 점이 FRB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재촉했을 것으로 풀이했다.
FRB는 이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가 지속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함으로써 빠르면 이달 30-31일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FF금리를 연 5.5%로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전격적인 금리 인하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겨냥했던 FRB의 선제적 조치가 목표를경기의 경착륙으로 전환했음을 확실히 선언한 것으로 금융시장에 즉각 효과를 나타내 다우존스 공업 평균 주가지수와 나스닥지수는 FRB 발표 직후 각각 3%와 11%가 뛰어오르는 폭등세를 보였고 달러화도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섰다.
FOMC의 정례 회의에 앞서 금리를 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러시아가 일부 외채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1998년10월 이후 2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마침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재계와 금융계, 학계의 관계자 3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미국 경제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제포럼을 열고 있는 가운데 나왔으며 부시 진영의 전폭적인 환영을 받았다.
부시 당선자의 핵심 경제 참모인 로런스 린지 전 FRB 이사는 "대단하다. FRB는 항상 옳았다"며 이번 조치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초 이래 빌 클린턴 대통령은 경제의 건전성을 강조하는 반면 부시당선자는 경기 둔화 조짐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맞서는 등 경기 상황 판단을 놓고 신.구 행정부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 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