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암] <16> 후두암

쉰 목소리 2週 지속 땐 의심을
숨 쉴 때 소리 나고 음식 삼킬 때 통증 동반
흡연자,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 10배 이상 높아
초기 종양, 레이저 수술 치료 성공률 높아

후두암의 남녀 발생비율은 10대1정도로 남성의 발생비율이 훨씬 높다. 하지만 여성흡연인구 증가에 따라 이 비율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후두암은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다루는 악성종양 중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30% 정도를 차지한다. 발생률은 10만 명당 3명 정도. 주로 50~60대에 나타난다. 발성을 하고 숨을 쉬는 경로인 후두는 기도로서 기능과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후두 내부는 호흡 상피조직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이 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이 후두암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10배정도 많은데 이는 여성보다 남성 흡연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흡연인구의 증가에 따라 여성도 점차 증가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왜냐하면 담배를 상대적으로 많이 피우는 미국에서 남녀 후두암 발생비율이 5대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흡연자의 후두암 발생비율은 비흡연자보다 10배 이상 높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울 경우 음주와 흡연의 상승작용으로 암 발생률은 50% 이상 더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바이러스감염 유전적인 요인도 후두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만성적인 자극, 오염된 공기, 위산 역류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쉰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운 40대 이상의 남성이 어느날 갑자기, 그리고 특별한 이유없이 목소리가 변해서 2주 이상 회복되지 않으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후두암이라고 모두 조기에 음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암이 성대가 아닌 다른 부위(예를 들면 성문 상부)에 생기면 상당기간 목소리가 변하지 않는다. 암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성대까지 침범해야 목소리 이상이 나타난다는 말이다. 초기증상을 방치하면 암이 점차 진행되고 크기가 커지면 숨 길을 막아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숨을 쉴 때 소리가 나기도 하고 음식물을 삼키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종양이 크면 기침을 할 때 가래에 피가 묻어 나올 수 있고 체중감소와 입 냄새 등이 나타난다.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구강이나 인후두에 생기는 암은 진행이 되면 림프관을 타고 목으로 전이된다. 별 이유없이 목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면 암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간접후두경 검사나 내시경을 이용해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후두암을 의심케 하는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을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후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성공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발생 부위가 성대 및 성대 주위이므로 쉰 목소리가 나는 등 이상증상이 있을 경우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후두자체가 연골에 싸여 종양진행이 어느 정도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치료법은 병의 진행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조기 환자는 방사선치료나 간단한 수술로 제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면 발성기능을 포기하고 성대는 물론, 후두를 완전히 절제해야 한다. 그만큼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생존율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초기의 작은 암은 전신마취를 하고 레이저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했는데 성대를 많이 잘라내야 할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목소리를 보존하는데 효과적이다. 진행된 암은 절제가 필요한 부위가 크다. 이 경우도 음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부분적인 수술법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진행된 암의 방사선 치료 성공률은 낮다. 후두암의 원인은 대체로 분명한 만큼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비흡연자에게 나타날 발병률이 전체 후두암의 5% 이하라는 점을 보면 금연은 확실한 예방법이다. 호주 정부 산하 연구기관(CSIRO)에서 발표한 암 예방법도 관심을 끈다. CSIRO는 최근 하루에 오렌지나 귤 한 개를 먹으면 후두암에 걸릴 가능성을 50%까지 줄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의 캐트린 바거스트 박사는 “감귤류는 항산화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다가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종양세포 성장을 막기 때문”이라면서 “그 중 오렌지는 항산화 성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몸에 좋은 과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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