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안내마당(경영현장에선 지금)

◎“삼성 모든것 알려 드립니다”/전화안내서 옛 군전우 찾아주기까지/24명 전문요원 하루 2,500건 문의 상담/외국인 위해 미·일 전담직원도 배치『안녕하십니까. 삼성안내마당 입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서울 751―3355를 돌리면 아주 친절한 여직원의 이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삼성그룹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안내해주는 복합화의 현장이다. 삼성생명 빌딩 15층에 있는 「삼성안내마당」은 쉴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로 24명의 전문 상담요원들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이 마당이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꼭 1년전이다. 개원당시 삼성그룹에 대한 전화번호 안내 수준에서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각종 정보제공은 물론 연락이 끊긴 은사나 군전우를 찾아주는 등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전화벨이 울린다. 『군에서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삼성에 입사했다는데 연락처를 알 수 있습니까.』 전화를 건 사람이 아는 내용은 이름과 삼성에 입사했다는 것 뿐이다. 나이도 주소도 모른다. 20만명 가량 되는 그룹임직원 가운데 그가 원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그렇지만 이 마당은 가능하다. 상담요원은 데이터베이스를 뒤진다. 그가 찾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모두 7명이나 됐다. 『동명이인이 7명입니다. 확인해 보고 추후 연락을 꼭 드리겠습니다.』 상담원은 빠르게 다이얼을 돌린다. 3분만에 그를 찾아냈다. 약속을 지키게됐다는 사실은 상담요원의 가슴을 뿌듯하게 만든다. 삼성안내마당이 지난 1년간 안내한 전화는 67만4천6백11건. 대부분(94%)이 단순한 전화문의지만 행사정보나 채용문의(3.6%)도 만만치 않다. 대리점(1.3%), 상품정보(0.5%)도 많이 안내하는 내용이다. 문의전화가 하루 2천5백건이 넘는 날도 많다. 한 통화가 3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종종있다. 친절과 서비스마인드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안내마당은 중앙개발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다. 석진원팀장(41)은 『단순한 전화번호안내 수준에서 벗어나 행사, 채용, 상품정보 등 적극적인 정보추구욕구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로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하루 10∼20여회에 이르는 외국인 문의전화 처리를 위해 외국인 전화상담원 3명(영어 2명, 일어 1명)을 상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팀장은 『초기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란 한 방송프로그램과 같은 것으로 안 사람들이 미분양 아파트, 화장실 변천사, 아기용품 싸게 사는 법, 유망사업 정보등 수많은 「문의전화」로 애로도 겪었다』고 한다. 이제 이런 오해도 사라지면서 이 마당은 삼성안내의 요람이 됐다. 이곳에 저장된 데이터는 21만6천3백47건. 삼성의 모든것이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중앙개발은 삼성안내마당 상담원 채용시 「목소리나 얼굴이 예쁜 사람」보다 「마음이 고운 사람」을 더 선호한다고 말할 정도로 친절함에 비중을 두고 이 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상담원의 잘못된 정보나 무지의 결과로 빚어진 사소한 실수들이 기업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입사후에도 경제지, 영자신문 등을 매일 보도록 하고 있다. 석팀장은 『앞으로 전화안내라는 수동적 대응법에서 벗어나 사업장이나 대리점, 행사장 등의 약도를 팩스로 서비스하는 제도를 도입해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안내서비스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채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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