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로 상가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역간ㆍ단지간 투자 수요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같은 신규택지지구 내에서도 상가 수요가 일부 단지로 집중돼 인기단지는 분양가격이 치솟는 반면 비인기단지는 분양 전 가격이 조정되거나 인하 후 재분양돼 가격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
지난 10월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에 분양된 포스홈타운 단지 내 상가는 1층 15평 규모의 상가점포가 평당 4,300만원선으로 주변지역보다 두배에 달했지만 6개 점포 모두 분양됐다. 택지지구 내 상업지역과 떨어져 단독 상권 형성이 용이한데다 1,307가구의 배후단지가 이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곳 분양 관계자는 “15평짜리 가게가 6억원이 넘어 임대를 줄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50만원 정도는 돼야 적정수익률(연 8%)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고가였지만 서울ㆍ분당 지역 투자자들의 문의가 분양 후에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같은 지구 내 입주 중인 K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최근 20여개 점포에 대한 입찰 결과 2개 점포만 낙찰되는 데 그쳤다. 1,2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배후단지가 있지만 상업지역과 가까워 분양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한 것. 분양업체는 미분양 물량을 낙찰가보다 크게 낮춰 수의계약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죽전지구 내 상업지역에서 분양 중인 근린상가의 사정은 더 나쁘다. 7~8층 규모의 근린상가는 1층의 평당 분양가가 2,300만~2,700만원선에 공급되고 있지만 계약률은 40~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실제 8층 규모의 D근린상가는 1년 넘게 분양하고 있지만 40여개 점포 중 절반이 남아 있는 상태다.
서울ㆍ수도권보다 불황의 타격이 더 심한 지방의 상가 수요도 크게 줄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공급된 P아파트 단지 내 상가(28개 점포)는 분양 후 2개월이 넘도록 절반 정도만 계약을 마무리했다.
분양 전 1층 평당 분양가를 주변 근린상가보다 400만~700만원 이상 낮췄지만 분양가 조정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같은 시기 부산 당감ㆍ반여ㆍ화명 등 주공아파트 6곳의 단지 내 상가 20개 점포도 입찰 결과 절반을 넘는 12개 점포가 유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