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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이끌 새 최고경영자(CEO)에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을 내정한 것은 위기의 KT에 변화와 혁신을 접목시켜야 한다는 주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KT는 황 전 사장을 택한 이유로 미래전략 수립과 경영혁신에 필요한 비전설정 능력, 추진력과 글로벌 마인드를 꼽았다.
또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이면서 새로운 시장창출 능력과 비전실현을 위한 도전정신을 보유한 것도 장점으로 봤다.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초대 단장(국가 CTO)으로서 전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
황 내정자의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KT의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게 KT의 선임 배경이다.
이석채 전 회장의 낙마와 경영공백에 따라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내부결속을 다질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내부는 물론 경쟁사 등 회사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황 내정자는 미국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을 거쳐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로 합류한 삼성전자의 대표 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 근무 당시에는 19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황 내정자는 대인관계가 원활해 애플이나 HP와 같은 글로벌 회사의 CEO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는 최 의원의 지경부 장관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있다. 또 부산 출신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동향으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외풍에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을 추스르는 능력 면에서도 이 같은 이력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출신이 KT의 회장이 되면서 KT에 한바탕 혁신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황 내정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전기공학 석사)과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대학원(UMASS)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 해사교관을 시작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 미국 인텔사 자문을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16M D램 소자개발팀장, 반도체연구소 이사,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을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초대 단장(국가 CTO)을 지냈다. 현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비상임위원이며 성균관대 정보통신대 석좌교수와 웰니스 융합포럼 초대 의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하지만 약점도 없지 않다. 황 내정자가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시킨 주역이지만 통신 분야에 관해서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경영의 노하우를 살려 침체된 KT를 살려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통신 분야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없어 최대 통신그룹인 KT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 내정자가 삼성전자 내에서도 경영보다는 기술개발 쪽에 더 많은 경력을 쌓은 점도 앞으로 KT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인 만큼 특정 제조사에 KT가 종속되는 셈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황 내정자의 과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