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이총재] '내각제' 이상기류

김종필 총리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사이에 심상찮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金총리가 오는 25일 귀국 후 李총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례적으로 해외순방에 앞서 李총재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두사람이 서로 한발짝씩 바싹 다가서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金총리가 안방을 비운사이 金총리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용환 수석부총재가 지난 21일 李총재를 반공개적으로 불쑥 방문한 것은 내각제 개헌을 앞두고 李총재와의 연대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추측도 낳고 있다. 金총리와 李총재의 이같은 움직임은 김대중 대통령이 오는 8월중에 내각제 문제를 완결짓겠다는 발언과 맞물려 정치권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총리가 李총재를 만나는 방법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아마 여러 형태로 가능할 것』이라며 『두분이 만날 경우 정국 현안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金총리가 공식적으로 李총재를 초청, 만날 수도 있고 아니면 골프를 좋아하는 金총재가 자연스럽게 李총재와의 골프회동을 제의할 수도 있다. 따라서 金총리의 출국인사나 회동 제의가 金총리의 말대로 의례적인 것만은 아닌 것같다. 金총리가 내각제 담판 등으로 시끄러워질 9월이후 정국에 대비, 내각제에 대한 李총재의 의중을 타진하고 접점을 찾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金총리는 이미 국회답변과정에서 『때가 되면 야당 지도부와도 내각제 얘기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金총리가 金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과 내각제 개헌을 앞두고 고도의 압박전술을 구사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민수 기자 MINSOO@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