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18일 재개] 전문가 진단

입장차 커 탐색전 그칠듯
北·美관계개선" "섣부른 성과기대 금물" 엇갈려

1년 만에 재개되는 6자 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일단 이번 협상이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의제 선점을 위한 탐색전 성격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미국의 중간 선거 이후 북미간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관측이 나오는 한편 금융제재 해제와 핵군축 문제 등을 놓고 북미간의 입장차가 워낙 첨예해 섣불리 성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조심스런 해석도 만만찮다. 회담의 성격을 놓고 전문가들은 올해를 넘기기 힘든 북미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유호열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한다고 선언해놓고 올해를 넘기면 모멘텀이 상실되기 때문에 회담 재개를 통해 상호 의지를 확인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도 “오랜 탐색전으로 모든 것이 노출된 상태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각자의 카드를 상대방에게 내보이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이번 협상을 통해 상대의 요구사항과 진의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담 결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백 실장은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백 실장은 “중간선거 후 미국이 처음으로 한국전쟁 종료, 평화협정, 관계 정상화 등을 거론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관계정상화 제의의 진정성, 정책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을 것이고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핵포기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은 중간 선거 패배 후 국제 정치 지평이 바뀌었으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력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 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상황의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북미간 현안이 많지만 전망은 밝다는 것이다. 반면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전 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시간 끌기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핵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전쟁 종료 선언 등 미국이 제안한 내용은 엄청나지만 북한이 당장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며 “이번 회담은 ‘열렸다’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으로서는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고 핵폐기 문제는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논의, 진척된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