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풍부해진 기업들이 회사채 상환에 적극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잔액이 한 달 만에 무려 4조원 이상 급감하며 월별 감소 폭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액은 4조55억원에 그친 반면 상환액은 8조3,210억원이나 돼 전체적으로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4조2,65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이 달 만기 도래한 회사채 중 최소 절반 이상을 차환 발행 하지 않고 상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회사채 순발행 감소폭은 지난 97년 채권시장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잔액도 1월 162조4,470억원에서 지난달 158조1,820억원으로 줄었다.
기업들은 또 회사채 발행여건이 좋아지면서 무보증 사채보다 보증ㆍ담보부 사채 상환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달 보증사채는 단 한건의 발행도 없이 상환만 7,900억원 규모로 이루어졌고 담보부 사채 상환액 역시 발행액의 세 배가 훨씬 넘는 4조4,400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보증사채와 담보부 사채의 총 발행잔액은 각각 16%, 5% 감소한 4조1,880억원, 63조8,1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무보증 사채는 발행액(2조8,110억원)과 상환액(3조900억)의 차이가 2,800억원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유동성은 풍부진 반면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어 금융비용 부담이라도 줄이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채권 상환에 나서고 있다”고 며 “당분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