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기번호판' 제작·판매 17명 적발

서울경찰청은 23일 과속감시 카메라의 단속을피할 수 있는 불법 번호판 거치대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로 제작업자 권모(42)씨 등 3명과 판매업자 박모(35)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불법번호판 거치대를 구입해 자신의 차에 부착해 사용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하모(27)씨 등 운전자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속칭 `꺾기번호판'으로 불리는 불법번호판 거치대는 범퍼와 번호판 사이에 설치하는 것으로, 정지시엔 정상 번호판처럼 보이지만 차량 속도가 시속 50㎞ 이상되면번호판이 맞바람의 저항을 받아 아래로 40도 이상 꺾이도록 설계돼 제한속도를 위반해도 무인 단속카메라가 차량번호를 식별하기 어렵다. 경찰에 따르면 자동차용품을 만드는 권씨 등 제작업자 3명은 2002년 4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서울과 경기 등에 꺾기번호판 거치대 제조공장을 만들어 놓고 약 1만여점을 제작해 도매업자에게 납품, 2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 판매업자 14명은 권씨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이 거치대를 인터넷 쇼핑물에 "각도조절 번호판을 판매한다"고 광고한 뒤 개당 8천원∼2만8천원을 받고 팔아 1억3천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자동차 번호판에 어떤 것도 부착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에 따라 번호판관련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과속은 시속 20km 이하 초과시 3만원, 21km 이상은 벌금 6만원에 벌점 15점의 행정처분을 받지만 속칭 꺾기 번호판 등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고 전과자 신세가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런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불법자동차용품 판매 사이트에 대한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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