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계가 세계 3대 광산업체에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국내의 고로제철 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계의 움직임이 한국 철강회사들의 원료도입 형태나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는 "한국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일 수 있다"면서 "대체적으로 좋게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일단 국내 업계는 중국 업계의 공동 대응이 어느 정도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40%가량의 철광석 자급률, 세계 1위의 구매량을 바탕으로 한 파워와 이미 마련해둔 철광석 재고 등 때문에 3대 광산회사에 대한 '발언권'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3대 광산회사들이 중국 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다고 해도 이는 중국에만 국한될 뿐 한국 업체나 일본 업체와의 협상까지 함께 느슨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은 사실상 중국에 달려 있는데 자체 광산이 없는 한국 및 일본 업계는 중국과 3대 광산회사 사이에 끼어 끌려가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3대 광산회사가 중국 측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경우 수익 부족분을 만회하기 위해 한국 및 일본 업계와의 협상에 더욱 민감하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과 신일본제철ㆍJFE 등 일본 업체들이 연대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국제 철강정보 제공사인 스틸비즈니스브리핑 자료에 포스코와 신일본제철ㆍJFE가 지난해 생산한 철강제품 물량은 8,000만톤에 달해 세계 1~3위인 아르셀로미탈(7,320만톤), 중국 허베이강철(4,020만톤), 바오산강철(3,890만톤)을 크게 뛰어넘는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3대 광산회사들이 중국 측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경우 국내 업체들은 일본 업체들과 공동 대응할 명분이 생긴다"면서 "한일 업계가 연대하면 만만치 않은 물량을 바탕으로 3대 광산업체들과 새로운 분위기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업체들의 철광석 계약 기준일은 지난 1일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협상이 끝나면 이날을 기준으로 소급한다. 국내 업체들은 원료조달의 안정성을 중시해 분기별 계약보다는 연간 계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