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버려진 벤치에 앉았다가 부상을 입어 휠체어를 타고 결혼식을 올려야 했던 한 커플이 벤치를 방치한 구청과 건설업체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2000년 4월 어느 날 밤 10시께 결혼을 한 달 앞두고 서울 서초구 건설 현장 근처에서 데이트를 하던 김모(30ㆍ여)씨와 손모(29)씨는 마침 인도에 있던 벤치를 발견, 함께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벤치는 갑자기 앞으로 넘어졌고 두 사람은 다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가 심했던 김씨는 한달 뒤에도 완쾌되지 않아 결국 웨딩드레스를 입고 휠체어에 탄 채 결혼식장에 입장해야 했다. 서울지법 민사항소9부(이성호 부장판사)는 29일 김씨 등이 서초구와 S건설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공사장에서 철거한 벤치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위험표시를 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김씨에게 2,245만원, 손씨에게 8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진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