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0일 금융위원회가 운영하는 여의도 금융민원센터를 찾아 '일일 상담원'으로 활동했다.
이 대통령이 맞이한 민원인은 대구에서 김밥 집을 운영하는 최모(여)씨. 3년 전 사채로 100만원을 빌린 뒤 매달 갚고 있으나 '살인적인' 이자율로 지금은 빚이 1,500만원으로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최씨는 이 대통령이 "이자율이 48%로 제한돼 있지 않느냐"고 묻자 "사채는 그런 게 없다. 그 사람들이 부르는 게 곧 법"이라면서 "잠깐만 못 갚으면 전화가 오고 난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한달에 60만원 정도 갚아나가고 있는데 그 사람들(사채업자)은 내가 갚는 돈으로 참 잘살고 있다"면서 "외제차 타고 다닌다. 내가 그 사람들 돈을 다 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경제신문을 보니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여기 왔는데 이 대통령까지 뵙게 돼서 정말 영광이고 로또가 된 것 같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부당한 이자에 대해 채무액을 조정해야 한다"면서 민원센터 상담원에게 "사채업자와 처음 체결한 채권ㆍ채무 관계를 찾아서 정리해 부당한 부분을 조정해주도록 법적 절차를 밟도록 하라"고 그 자리에서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자체 신용만으로는 (대출이) 안 될 수 있으니 지역신보에서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라"면서 최씨에게 "사채업자와의 부당한 채무액을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나중에 내가 전화해서 해결이 됐는지 꼭 확인해보겠다"면서 메모지를 꺼내 최씨의 이름ㆍ주소ㆍ전화번호까지 적은 뒤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에게 "꼭 챙기라"면서 건네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비상금융통합상황실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으로부터 세계 금융시장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세계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에 "자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도 사실은 걱정"이라며 "외국자본이 왔다가 쏙 빠져버리면 또 어쩌나"라고 지적했다. 또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우리한테는 안정적인 게 좋은 것 아니냐"면서 "여유자금들이 생산과 투자에 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