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공약이 알맹이가 없이 전임시장의 재탕이에요. 철 지난 레코드판을 트는 느낌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원순(58·사진) 서울특별시장은 9일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지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등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관록과 내공이 있는 분들이기는 한데…"라고 전제한 뒤 "대부분 토건·개발·전시행정 이런 것들인 것 같다"며 이같이 평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시민들의 개발욕구를 자극하는 그들의 논리가 마음에 걸리는 듯 "그동안 제가 개발이나 사회간접자본(SOC)을 안 한 게 아니라 그들과 방향만 다르지 예산은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행정을 시민과 함께하며 정책결정의 혁신을 꾀하고 부채를 줄이며 임대주택을 늘렸는데도 정치공세를 일삼고 있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는 또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서울시장되면 다 청와대를 본다. 근데 저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진득하게 할 것이고 시민 1,000만명이 가랑이 잡지 않을까. 시장하라고"라며 받아넘겼다.
박 시장은 "(정 의원이나 김 전 총리 등이) 근거가 굉장히 희박한 정치공세나 비생산적인 네거티브를 하고 있어 조금 공부를 더 해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번에 (김 전 총리가) 자살률이나 교통사고 사망률 등 실제와는 다른 통계를 갖고 서울이 문제라고 하시는데 황당했고요. (정 의원도) 서울의 범죄율이 높다고 공격하던데 치안은 중앙정부의 책임인지 서울시 업무인지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에요."
정 의원이 민간기업의 30여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제안 프로젝트의 절반을 조기에 허가해주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저도 성질이 급하고 많이 챙기지만 교통이나 환경,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많은데 그런 것을 무시하고 바로 허가를 내준다니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또 집무실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각종 서류 파일들을 가리키며 "행복 4구 플랜이나 영동권역 글로벌 마이스(MICE) 국제교류복합지구 이런 것들은 지금 어느 누가 내놓은 것보다 큰 프로젝트이며 미래 도시를 위해 꼭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글로벌 도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꼽았다. "'타요' 버스에서 보듯이 돈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요. 심야버스도 그렇고요. 교통이 막히지 않을 때 일렬주차를 허용하니 주차장 수백 개 만드는 효과가 나요. 전통시장이나 음식점 매출도 늘고요. 그게 혁신이죠."
'왜 재선을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꿈꾸고 있는 것을 이행하는건데 그게 민생을 챙기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발표한 것만 50여 개인데 행정의 연속성을 갖고 뉴욕이나 런던·파리 등 국제도시의 시장처럼 진득하게 시민의 삶의 질을 챙기고 미래 글로벌 도시로 살려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욱 전통시장이나 오래된 도심형 집적산업을 살피고 정보기술(IT) 산업 등을 살려가고 관광객을 늘려 고용을 창출하고 공공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일이 산더미예요. 홍릉의 농촌경제연구원 부지도 확보했는데 항노화 산업, 노화에 관련된 의료관광, 그런 것을 해결하는 사회적 연구를 하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에요. 또 매년 서울광장의 김치축제를 스페인 토마토축제나 삿포로 눈축제처럼 외국인들과 함께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박 시장은 1기에 대한 평가와 관련, "복지예산 비중도 26%에 불과했는데 32%까지 높였고 죽어라해서 20조원 채무를 3조2,000억원 정도 줄이고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를 건설하는 등 불가능하다는 것을 했다"며 "새빛둥둥섬, 용산국제업무지구,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등 갈등을 줄이고 올빼미버스·국공립어린이집 하고 관광 마이스 산업, 한양도성복원 프로젝트 등 미래 초석도 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지자체에서는 (복지 사각지대로 인해)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서울에서는 적극 대상자를 찾아서 2만3,000명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