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7일 (현지시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란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란을 공식 방문 중인 강창희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배성례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이란 내에서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선언한 후 지난해 11월에는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독일)'과 핵개발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는 타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핵협상 타결 경험을 가진 이란이 향후 남북 간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설 경우 북핵 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핵협상 타결과 관련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활발한 이란 진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란의 핵협상 타결 이행 계획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하며 "북한 역시 이란 핵 문제 타결을 본보기로 삼아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전날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도 "핵 합의 이행조치로 한국과 이란 양국 사이에 활발한 경제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란의 핵 문제 협상 타결은 북한에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의 국회의장이 이란을 방문한 것은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로하니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강 의장은 샤페이 이란 상공회의소장과 만나 한국기업의 이란 진출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데 이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과 교민 60여명을 초청해 만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