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 주제로 불교현실 비판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
성법스님 지음, 민족사 펴냄


불교경전총론을 운영하면서 사이버 불사를 통해 정법을 펼치고 있는 성법스님이 반야심경을 주제로 우리 불교 현실에 대한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래도 모르시겠습니까’‘이판사판 화엄경’ 등 그의 톡톡 튀는 설법이 담긴 책들은 이미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랐다. 사실 반야심경만큼 해설서가 많은 경전도 드물다. 현재 출간된 것만 100여종을 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야심경에 관한 새로운 해설서를 낸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내공을 갖추지 않으면 엄두도 내지 못한다. 새로 발간된 성법스님의 반야심경 해설서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한국 불교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대목이다. 스님은 “한국 불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넘쳐 나는, 불교라 지칭하지만 전혀 불교적이지 않는 줄기적 사상과 가지적 주장에 안내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많아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때로 난감하기만 하다”고 꼬집는다. 반야심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돋보인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설하시며 한국의 스님들처럼 일방적으로 물질을 책망한 적이 없다. 물질을 무조건 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물질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가르쳐 주고 있다.” 저자는 불교 교리를 이해하는 기본 요소인 용어 해석에도 과감한 변화를 요구한다. 예를 들면 “무아(無我)를 공아(空我)로 대체함이 어떤가”라며 자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반야심경 해설서가 언급하지 않았던 물리학, 천문학, 뇌과학, 생명과학, 심리학 등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루며 불교경전 해석의 틀을 넓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