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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도전하는 것 자체로 굉장하다."
전인미답의 한 해 4개 메이저 골프대회 싹쓸이에 도전하는 박인비(25ㆍKB금융그룹)에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즈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개막 하루 전인 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인비가 올해 열린 3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것은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박인비는 이미 대단한 일을 해냈다"면서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것은 정말 멋지고 굉장한 일이고 그런 도전을 지켜보게 돼 좋다"고 말했다.
박인비의 도전을 바라보는 우즈의 심정은 남다르다. 메이저대회 통산 14승으로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에 도전 중인데다 메이저 4연승을 거둔 경험도 있다. 그는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4연승을 달성했지만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아니었다.
전세계의 관심 속에 박인비는 이날 오후3시3분 신화 창조를 향해 첫 샷을 날렸다.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ㆍ6,672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 1라운드.
박인비의 '버디 포'는 출발부터 불을 뿜었다. '골프 발상지' 올드코스에 약한 비가 내린 가운데 박인비는 1번홀(파4)에서 3m짜리 버디를 잡아내며 가볍게 첫발을 내디뎠다. 2번홀(파4)에서 파를 기록한 박인비는 3번홀(파4)에서 7m가량의 버디 퍼트를 떨군 뒤 4번홀(파4)에서도 연속 버디를 엮어내 쾌조의 감각을 과시했다. 오후4시30분 현재 5번홀까지 3언더파를 마크하며 선두권에 자리를 잡았다. 박인비는 페어웨이가 넓은 편인 올드코스에서 깊은 항아리 벙커와 질긴 러프를 피해 신중한 플레이를 펼쳐 나갔다.
한편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은 대회 시작 전부터 온통 박인비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동료 선수들의 관심도 뜨겁다.
LPGA 투어 통산 9승을 거둔 폴라 크리머(미국)는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이 승격돼) 메이저대회가 5개로 늘면서 논란이 있는데 박인비가 이번에 우승한다면 당연히 그랜드슬램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해 메이저 4연승은 LPGA 투어 사상 최대의 업적이 될 것"이라면서 "자신감과 꾸준함ㆍ퍼트가 돋보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날 박인비와 동반한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는 "이번 대회 우승은 내가 하고 싶다"면서도 "박인비로 인해 여자골프 자체가 주목을 받게 돼 스폰서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