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12 D-1] 이상봉 디자이너, 한글의 美 접목한 패션으로 명성<br>정경원 KAIST 교수, 경제 넘어 생활 위한 디자인 강조

■ '기업·문화 한류' 세션 발표자

이상봉 디자이너

정경원 KAIST 교수

디자이너 이상봉. 한글ㆍ산수화ㆍ단청 등 우리 전통 문화를 활용한 패션으로 레이디 가가, 줄리엣 비노슈, 등 세계적인 스타의 마음을 빼앗은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다.

'서울포럼 2012'의 둘째 날에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과 생각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진행을 맡은 서울경제 SEN TV 최은정 아나운서가 입고 나올 옷이 바로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화려한 단청의 색감을 그대로 살린 원피스는 이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올해의 콘셉트이기도 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 시대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인 그는 한글의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최초로 패션에 접목해 대중과 친숙하다. 지난 1983년 서울 패션위크에서 '환생'이라는 타이틀로 인상적인 컬렉션을 선보인 후 2002년부터 세계 패션계를 이끌어가는 파리 컬렉션에 참가, 한국 패션 디자인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삼성ㆍLGㆍKT&Gㆍ금호 등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휴대폰ㆍPCㆍ담배 등 다양한 제품에 자신의 디자인을 도입해 주목 받았다. 현재 세계 15개국 38곳에 이상봉컬렉션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연아 갈라쇼에서 김연아를 비롯한 피겨 스케이터의 의상에 한글을 적용해 찬사를 받았다. 요즘은 아들 이청청 디자이너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대 이은 '부자(父子) 디자이너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도 만만치 않다.

이 디자이너는 서울예술대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평생 연극배우의 길을 가리라 마음 먹고 1980년 학교를 졸업, 연극무대에 뛰어들었지만 어려운 살림에 생계를 위해 디자이너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넘치는 끼를 안고 산다. 이 다지이너에게 나이를 물으면 항상 서른 일곱이라고 말한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서른 일곱으로 살며 자신의 창작활동에 방해가 되는 '의식'과 '편견'을 버리겠다는 마음이다.

이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한국 패션의 미래는 밝다. 빠른 흡수력, 역행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열린 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이런 것이 한국 사회가 짧은 시간 안에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이며 어느 나라 못지않게 패션을 리드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 디자이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멘토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젊은이들에게 멘토로 자기보다는 부모님을 보라고 말을 한다. 부모님은 누구나 자식을 위해 희생하면서 역경을 헤쳐온 인생의 선배라고 말한다.

이 디자이너는 우리의 사라져가는 문화를 부활시켜 현대에서 미래까지 연결되게 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정경원 KAIST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디자인경영 전문가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장, 서울시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 삼성전자 글로벌디자인 고문 등을 역임했고 현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자인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2003년), 대통령표창(1999년)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세계디자인기행' '정경원의 디자인경영 이야기' 외 다수가 있다. 1950년생으로 1975년 서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1982년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디자인경영 석사를, 1989년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에서 디자인전략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 교수는 '서울포럼 2012'에서 '국격 업그레이드를 위한 국가 디자인 진흥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큰 주제가 아닌가 보이지만 정 교수는 우리나라 디자인의 역사를 꼼꼼히 살펴보며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 할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한다.

정 교수는 디자인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한다. 경제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더 나은 생활을 위한 디자인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디자인 복지, 즉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디자인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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