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BA 아성 흔들린다

급격한 학생수 증가로 "실력 못믿겠다" 졸업과 함께 고액연봉을 보장해주던 미 경영대학원(MBA)의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졸업생의 실력을 공인하는 시험이 추진 중이다. USA투데이는 26일 이와 관련 학력인증시험기관인 ICI(International Certification Institute) 주관으로 'MBA 인증시험'(CMBA)이 내년 4월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시험은 매년 11만 명에 달하는 MBA 졸업생들이 얼마만큼 핵심 교과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 이를 통해 실력 있는 MBA 졸업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게 실행기관 측 설명이다. 신문은 비록 모든 MBA 졸업생이 꼭 봐야 하는 시험은 아니지만 성적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날 경우 반드시 통과해야 할 절차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증 시험까지 거론되는 이 같은 움직임은 진부한 교과 과정 및 학생수 증가로 MBA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 교수와 크리스티나 퐁 교수가 다음달 경영학회지에 발행할 논문을 인용, 과거 MBA 졸업장은 실력을 증명하는 보증서 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MBA가 매년 석사과정 졸업생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면서 질적 수준은 저하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편 MBA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대학들은 이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경영대학원 대표들로 구성된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의 데이브 윌슨 의장은 "MBA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특별한 것이 아닌 수 백년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문화"라면서 MBA 회의론을 일축했다. 보스턴대 경영대학원 학장인 루이스 라티프 교수역시 "MBA 프로그램에 대한 별도의 공인시험은 전혀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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