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ㆍ4분기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유가하락 덕분에 모처럼 나아졌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09년 1ㆍ4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1ㆍ4분기 순상품 교역조건지수(2005=100)는 85.4로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85.4라는 것은 같은 물량의 수출로 2005년에는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지만 올해 1ㆍ4분기에는 85.4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2007년 2ㆍ4분기 0.4%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7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상승폭은 1992년 1ㆍ4분기(7.8%) 이후 가장 크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된 것은 전년 동기에 비해 수입단가(-23.2%)가 수출단가(-19.0%)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수출입단가는 국제원유 가격(두바이유 기준)이 지난해 1ㆍ4분기 배럴당 91.4달러에서 올해 1ㆍ4분기 44.3달러로 51.5% 급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전체 수입에서 원유 등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4.1%에 이르기 때문에 수출단가보다 수입단가의 하락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올해 1ㆍ4분기에 98.1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8% 하락했다. 교역조건이 개선됐지만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수출물량이 13.5%나 감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