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제팀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경제부총리가 구태에 젖어 있다" 등 여야로부터 쏟아지는 질타를 받아서였을까.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국회를 작심하고 비판하고 나섰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콘퍼런스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올해보다는 내년 경기가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 같은 경기 전망 배경에는 국회의 입법적 뒷받침이 선행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이 (통과) 안 되면 집행도 안 된다. 통과된다는 전제하에 내년 전망치 3.9% 숫자도 내놓은 것"이라며 국회의 신속한 입법 활동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국회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국회 입법 지연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국회에 상정돼 있는 주택법ㆍ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이 야당의 반대에 따라 처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현 부총리는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반기에 발표한 투자활성화 조치들이 실시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여기서 안 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현재의 경기흐름에 대한 진단에서는 현 부총리는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업생산이나 소비 지표 등을 보면 경기는 턴어라운드했다. 문제는 (회복) 속도"라고 단언했다. 내년 역시 긍정적인 톤이다. 그는 "내년 경기에 대해 세 가지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는 했지만 올해보다 높고 상반기 굉장히 안 좋았던 (국내) 수출도 미국경제 회복 등을 배경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도입한 정책의 효과가 올해 4ㆍ4분기나 내년부터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예산안도 적자재정으로 재정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