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통해 세상 보고 배우는 일이 즐거워요"

26회 한국교육자대상 대상 수상 박 경 애 용지중학교 교장
어려운 환경 농촌학생들에 보충수업·다양한 특기교육
진학성적 크게 향상시켜


“학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배우는 일이 즐겁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으니 그야말로 행복이죠.” 전북 김제시 용지면에 위치한 용지중학교의 박경애(사진) 교장은 ‘타고난 선생님’이다. 지난 1971년 교단에 선 이후 36년째 교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항상 ‘학생들을 위해 무얼 해줄까’를 생각한다. 지난 달 22일 열린 ‘제26회 한국교육자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도 이 같은 학생에 대한 봉사정신을 심사위원들이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박 교장은 “저 말고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선생님들이 많으신데 혼자만 부각된 것 같아 부끄럽다”며 “남은 기간동안 교육 사랑에 더욱 헌신하라는 가르침으로 여기고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용지중학교 교장으로 처음 부임한 것은 2004년 3월. 전주ㆍ익산ㆍ김제 등 대도시에 둘러싸인 이 소규모 농촌학교는 고등학교 진학 성적이 부진해 학생들이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남아있는 아이들은 결손가정이나 조부모 밑에서 자라고 있어 학원 한 군데 다니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다른 도시로 나가는 데는 학교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문화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웠죠.” 박 교장은 교사들을 설득해 보충수업을 실시했다. 작은 농촌학교라도 실력을 키우면 남 부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또 특기적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최소한 악기 하나씩은 연주할 수 있게 배려했고 영어회화는 물론 중국어ㆍ일본어 교육 등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지원했다. 이 같은 노력이 차츰 결실을 맺으면서 해마다 학생들의 진학성적이 향상됐다. 지난 2006학년도에는 전주 등 인근 도시 인문계 고등학교에 50% 이상이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용지중학교의 성공 소식에 도시로 떠났던 학생 3명이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박 교장은 이번 여름방학에 일본 가고시마현 카노야시 국제교류협회의 초청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일본에 가서 한국의 풍물을 소개할 예정이다. “항공비가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전북 의회에서 지원해주기로 해 학생 30명이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게 됐다”며 기뻐하는 그의 목소리에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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