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새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진로는 11일 이원 관리인이 지난달 말 정리계획안 인가 후 1년 이내 공개경쟁 입찰을 통한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수정 정리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진로는 인가 후 1년내에 M&A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1차정리계획안대로 10년간 부채 원금과 이자를 분할상환하면서 계속해서 M&A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계획안은 이와 함께 부채 변제 자금을 종전의 1조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대로 3,000억원 증액시켰다.
진로의 수정계획안은 지난해 12월 회사정리계획안을 제출한 세나인베스트먼트(골드만삭스 계열), 대한전선, 코아기업구조조정등 채권자의 조기 M&A 추진 요구와 정리회사에 대한 조기 M&A 추진을 기본방침으로 정하고 있는 법원의 실무 준칙을 진로가 수용한 것이다. 수정안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거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진로는 지난해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2년여만에 새주인을 맞게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컨소시엄과 롯데, 두산, 하이트등 진로를 노리는 기업들간 인수전은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로 인수전 누가 뛰나
법원과 채권자간 최종 조율 등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시기상조라는 말도 있지만 주류업계는 벌써부터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공개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다. 대한전선은 외국계 자본인 UBSㆍ HSBC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진로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제시했다.
롯데는 현재 아사히맥주와 골드만삭스와의 컨소시엄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진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업계는 롯데가 어떤 형태로든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진로 매각화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가격만 적정수준이면 한번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이트맥주도 종합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수의향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인수가격이다. 지난해 1,600억원의 이익을 낸 진로가 탐이 나지만 2조원대로 추산되는 가격으로 인수할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현재 진로의 인수가격은 적게는 1조3,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일정
인가 후 예상 일정은 매각 주간사 선정에서 변경계획안 제출 및 인가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진로측은 밝혔다. 먼저 3월초순께로 예상되는 진로 수정안 첫 채권자 회의에서 조율이 되면 인가절차를 밟지만 조율이 안되면 진로에 의해 제2차 수정안이 다시 법원에 제출되는 등 3, 4차 수정안이 계속 제출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진로가 자체회생에서 제3자 인수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상 진로의 매각일정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