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주변국 비상

■ 노동절 연휴기간 신종AI 확산될라
홍콩·베트남·북한 등 방역 강화
中, 사람간 전염 가능성 첫 언급


중국 정부와 주변국들이 중국 골든위크(4월29일~5월1일ㆍ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골든위크 기간 동안 34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찾았던 홍콩의 경우 국경 보건인력을 늘려 방역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골든위크를 앞두고 여행사와 호텔 등 숙박업소에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신종 AI방역 지침을 전달했다. 홍콩 당국은 만약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신종AI 감염 의심사례가 발생할 경우 다른 고객들을 객실에 머물도록 통제하고 보건 당국에 즉시 알릴 것을 권고했다. 또 중국과 국경 검문소에 추가로 보건인력을 배치해 홍콩에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 전원의 체온을 측정할 예정이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도 골든위크 기간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2008년 조류독감을 겪었던 북한도 중국AI 소식을 상세히 보도하며 국경지역 방역을 강화하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골든위크 기간 동안 국내 이동이 증가하면서 신종AI가 각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리커창 총리가 신종AI 대책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직접 챙기고 있다. 리 총리는 전날 상무회의에서 "신종 AI 예방과 함께 환자 치료비용을 확보해 환자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이번 AI사태는 의료위생 측면뿐만 아니라 정부관리에 대한 테스트인 만큼 당 중앙과 국무원의 지도아래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가위생산아제한계획위원회는 신종AI의 치료 비용을 중국농민복리정책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와 주변국들이 신종AI 확산에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은 신종 AI가 사람간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 위생당국 내에서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신경보는 이 날 중국 질병통제센터의 펑쯔젠 위생응급센터 주임의 말을 인용, "제한적인 사람 대 사람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펑 주임의 발언은 한 가족 내에서 신종 AI감염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초기 발견 환자였던 상하이 리모 씨의 경우 아들 2명이 같이 AI에 감염됐고 리 씨와 둘째 아들은 이미 사망했다. 펑 주임은 "한 집안 사람들이 동시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는지, 한 명이 감염된 뒤 다른 사람한테 옮겼는지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신종 AI에 87명이 감염되고, 사망자 수도 17명에 달했다. 지역도 상하이ㆍ장쑤ㆍ저장 등에서 베이징ㆍ허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보건 당국은 가금류 시장을 폐쇄하는 가운데 야생 조류의 포획, 거래, 수출입, 운송, 가공 등과 관련된 행정허가를 잠정 중단하도록 전국에 긴급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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