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부인 죽은후 여자만 보면 살인충동"

'여대생 살해' 강호순 "실종 부녀자 7명 내가 죽였다" 자백
경찰 '장모 화재 사망' 방화 가능성 수사

군포 여대생 A(21세)씨 살인강도 혐의로 구속된 강호순(38)이 2006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2년간 경기서남부지역에서 실종된 부녀자 7명을 모두 살해해 암매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30일 강씨가 DNA 대조로 실종 주부 김모(48) 씨 살해사실도 드러나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범행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경찰에서 2005년 10월 처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네 번째 아내(당시 28세)와 장모(당시 60세)가 사망한 충격으로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고 여자들을 보면 살해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강씨가 남들이 모르는 뭔가를 감추거나 지키기 위해 그럴듯한 범행 동기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피해여성들에게 성폭행이나 성관계 목적으로 접근했으며, 대부분 스타킹으로 목졸라 살해해 암매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여성 7명 가운데 3명은 노래방에 손님으로 찾아가 유인해 성관계를 맺은 뒤 살해하고 4명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을 태워주겠다고 유인해 강간 또는 강도후 살해했다. 이들은 모두 실종 직후 강씨 소유의 수원시 당수동 축사와 인접한 화성 비봉면과 안산 사사동 등 일대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으며 2006년 12월24일 실종된 노래방도우미 박모(당시 37세) 씨를 제외하고 그동안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여성 7명 가운데 6명의 시신을 수습하거나 암매장 현장을 확인했으며, 1명은 골프연습장이 들어서 확인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서남부 연쇄실종사건 피해자 7명은 배모(당시 45세ㆍ노래방도우미) .박모(당시 37세ㆍ노래방도우미), 박모(당시 52세ㆍ회사원), 김모(당시 37세ㆍ노래방도우미), 연모(당시 20세ㆍ여대생), 김모(48ㆍ주부), A씨(21ㆍ여대생) 등이다. 이들 가운데 주부 김씨와 여대생 A씨를 제외한 5명은 2006년 12월부터 2007년 1월 사이에, 주부 김씨와 여대생 A씨는 지난해 11~12월 실종됐다. 강씨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았고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특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납치 추정 시간대도 낮과 밤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대부분 인적이 뜸하고 치안이 허술한 교외의 버스정류장에서 납치된 뒤 살해당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으로 보면 납치 후 하루를 넘기지 않고 목숨을 빼앗겼다. 경찰은 강 씨가 군포 여대생 A씨 사건에 사용하지 않은 자신의 무쏘차량을 범행차량(에쿠스)와 함께 방화한 점을 의심, 추가범행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강 씨가 2006년 12월∼2007년 1월 실종된 부녀자의 휴대전화가 꺼진 장소인 화성시 비봉면에서 2000년∼2002년까지 거주한 점에 주목해 용의선상에 올렸다. 경찰은 강 씨의 전처와 장모가 화재로 사망한 사건도 그가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저지른 방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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