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초기 서울시가도 공개

일제시대 서울의 옛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최초의지도인 `경성시가전도(京城市街全圖)`를 포함한 일제시대 지도 5장과 사진 5점이 공개됐다. 경성시가전도는 축척 1만분의 1로 일제시대 초기인 1917년 2월12일 발간됐으며,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경성시가도`(1923년 발간)보다 6년 가량 앞선 것이다. 3일 경희대 수원캠퍼스 혜정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이 지도에는 당시 서울 주변의 성곽과 전차 노선 등이 상세히 표기돼 있으며, 청계천에 놓여있는 다리의 이름과 용산 미군기지 자리에 들어서 있는 일본의 군사훈련 시설물 등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학교측은 또 1910년 덕수궁 평면도와 1923년 경성시가도 1점, 1926년 경성명소도회(그림지도), 1929년 경성시가도 등 지도 4점과 1896년 남산 일본인 거류지 모습,1896년 경성 모습, 1920~1930년대 서울시가 모습 3장 등 사진 5점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들을 통해 일제 강점기 서울의 주요 지명과 덕수궁 터.청계천.용산 등 주요 지역의 변천과정 등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어 사료로서의 역사적가치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대사관저는 1917년에는 경성제대 법학부 자리였으나 1923년 일본 경관 연습소로 바뀌었으며, 용산 미군기지도 1917년 지도에는 남산공원으로 표기됐지만 1923년 지도에는 왜성대(倭城臺)공원으로 이름이 변모했다. 또 1910년 미국영사관 모습이 담긴 덕수궁 평면도(융희 4년)에는 대한제국 연호 `융희`가 사용된 반면, 1926년(대정 15년) 경성명소도회와 1929년(소화 4년)의 경성시가도에는 일본식 연호 `대정ㆍ소화`가 사용돼 망국의 설움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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