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연말까지 이어지면 씨티그룹 최대 70억달러 손실"

금융위기 예측한 피바디 경고

찰스 피바디

달러화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미국 대형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이 최대 70억달러(약 7조9,2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찰스 피바디(사진) 포테일스파트너스 리서치헤드는 11일(현지시간) "달러화 강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경우 씨티그룹은 지난 2011년 기록한 35억달러 적자보다 2배가 많은 최대 70억달러까지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해외투자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다른 금융회사보다 세계경기 후퇴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고수익을 내기 위해 멕시코ㆍ한국 등 100여개 국가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올 1ㆍ4분기에만도 멕시코 페소, 일본 엔, 한국 원, 영국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7억1,1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올해 안에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만큼 당분간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피바디의 예측대로라면 씨티그룹이 추가로 4~12월에 66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올해만도 70억달러 이상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마크 코스틸로 씨티그룹 대변인은 "환율변동에 대한 헤지 등 대비를 적절히 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기본자기자본비율이 10% 이상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피바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 훨씬 전인 2005년 초부터 위기상황을 예측해 명성을 얻은 바 있다.

피바디와 씨티 간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피바디는 지난해 6월에도 씨티그룹이 페소화와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30억~5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했지만 씨티그룹이 발표한 손실액은 16억달러에 그쳤다. 당시 피바디는 "규모는 틀렸지만 방향은 옳았다"고 항변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