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들이 정부 지원금을 본래 용도와 다르게 쓰거나 원장과 영양사를 거짓으로 임용 보고하는 등 유치원 운영과 회계를 엉망으로 하다가 정부 당국에 대거 적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5~7월 부산ㆍ대구ㆍ인천ㆍ대전교육청을 대상으로 '사립유치원 지원관리 및 운영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한 유치원은 교육청이 지원한 유아학비지원금 6,920만원을 유치원 인수자금으로 사용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부산과 대전의 유치원 5곳은 유치원 운영비 2억7,336만원을 사적 용도 등으로 썼다.
인천의 유치원 7곳은 설립자와 원장을 교사로 임용했다고 허위 보고하고 국외 장기체류 교사를 근무자로 속여 교육청 처우개선비 1,600만여원을 부당하게 받았다.
교직원 보수를 부당 지급하거나 유치원 설립, 학급증설 인가 등을 부당하게 받은 유치원도 적발됐다. 인천의 유치원 11곳은 국외에 장기체류해 근무하지 않은 교직원 12명에게 급여 2억9,800만여원을 지급했고 9개 유치원은 근무한 적이 없는 교직원 9명을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시켜 정부가 이들의 건보료 400만여원을 부담하게 했다. 또 대구의 유치원 17곳은 유치원장 자격증을 빌려 설립인가를 받고 원장자격이 없는 교사나 사무직원을 원장 직무대리로 임용했다.
해당 지역 교육청의 관리ㆍ감독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대상 4개 교육청 모두 사립유치원의 통학차량 운영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부산ㆍ대구ㆍ대전 교육청은 2009년부터 지난해 감사 때까지 사립유치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하지 않았다. 이들 교육청은 시설기준에 미달하는 유치원에 정원조정과 시정명령을 하지 않았고 무자격 원장이나 무단 교실 변경 및 학급증설 등도 방치했다.
교과부는 관리ㆍ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교육청 관계자 23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하고 사립학교법과 자격기본법을 위반한 유치원 설립자와 운영자 46명은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 조치하도록 해당 교육청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