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곧 리터당 2,100원도 돌파할 것으로 보여 기름값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체감물가 고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책의 발동점이자 서민들이 견뎌낼 수 있는 임계점으로 인식되는 '리터당 2,300원'에 다다를 날도 머지않은 분위기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의 '유가예보'를 보면 이번주 전국 휘발유 예측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21원으로 지난주(2,013원)에 비해 8원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휘발유 예측 가격을 살펴보면 서울이 2,099원으로 가장 높고 경기 2,032원, 인천 2,031원, 대전 2,023원, 부산 2,022원, 강원 2,021원 등이다.
서울의 지난주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95원으로 이미 2,100원 선에 근접해 있다. 이번주 예측치가 2,099원으로 2,100원을 아직 넘어서지는 않았지만 오차범위가 12원으로 2,1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이미 지난주에도 서울 강남구와 중구ㆍ영등포구ㆍ종로구 등 중심지역의 일부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무연 보통휘발유 판매 가격이 리터당 2,100원을 넘어서며 기름값 충격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주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두바이유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기름값 상승압박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30원10전 상승한 1,010원30전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가격인 2008년 7월 둘째주의 리터당 987원10전보다 23원20전 많은 수치다.
여기에 경유 공급가도 전주보다 리터당 23원 오른 1,060원40전으로 역대 최고가격(1,181원20전, 2008년 7월 둘째주)에 근접하고 있다.
다소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였던 국제유가도 다시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매매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61달러 급등한 12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 개선,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으로 국제유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정유사 공급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해 이번주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치솟는 기름값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석유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 상승했고 전월보다도 2.3%나 올랐다. 교통 부문의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가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오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0.24달러였는데 지난 2일 12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달러가 넘게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3월 소비자물가에서도 유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공업식품ㆍ석유류ㆍ개인서비스ㆍ공공서비스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소비자물가는 정부가 수급조절 정책을 펼치고 있는 농축산물 가격의 폭락으로 지표상 다소 낮아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농축산물이 다시 수급불안으로 돌아서면 기름값과 함께 물가는 다시 고공행진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